미친 존재감?
한때 “미존”이란 말이 방송에서 크게 유행했습니다. 미쳐 버릴 것 같은 존재감: 별다른 분량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외모나 스타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사전에까지 나와 있네요.
존재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 사물, 느낌 따위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있는데,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이라니… 실재하면서도 실제로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한마디로 존재감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말이 있는 거겠죠? 우리는 어떻게 나의 존재감을 인식하고, 인식시키고 있나요?

당신은 존재감 있는 사람입니까?
지난 6월, 10년 남짓한 풀타임 회사생활을 정리하며 마지막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 소개 없이 어떻게 나를 소개해야 할까?
이제 어디에도 소속된 곳이 없는데, 내가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알리지?
그 많은 프리랜서 중에서 어떻게 나를 차별화할 수 있을까?
그러다 들른 서점에서 <당신은 존재감 있는 사람입니까?>(링크)란 책을 보았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노트 필기하며 읽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나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자세한 설명과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담고 있어 매우 실용적입니다.
‘나브랜드’는 나의 이름을 들은 상대방의 머리에 떠오르는 나의 이미지다. ‘세상이 나를 뭐라고 부르는가?’의 문제다. 명함에 회사 이름이 없어도, 나의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세상이 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또한 나를 무작정 알리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좋은 사람을 세상에 보여주는 과정’으로 나브랜드를 표현하여, 자신을 캐릭터(고객)를 위한 가이드로 설정하는, 해봐네트워크3회 지정도서 <무기가 되는 브랜드 스토리>(링크)와 일맥상통하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자기소개하는 법, 나를 한마디로 표현해보기, 나를 상징하는 컬러, 나를 잘 드러내는 향수, 내 이름 앞에 올 수식어 등을 생각해보도록 실천과제를 주는데, 그날 밤 집에 와서 열심히 브레인스토밍한 것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부끄러워서 공개는 생략!)
특히 프로페셔널의 조건으로 회사소개서, 납기 준수, 견적서 송부를 꼽으며 “내가 만드는 명함”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는데 저도 이날 저만의 요율표와 견적서를 만들고 프리랜서 업무용 쥐메일도 개설하고 명함도 팠습니다! 명함은 굳이 사업체가 없어도 현재 어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관계없습니다. 회사가 파주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든, 살아 숨 쉬는 명함이나 간단한 프로필을 꼭 한번 만들어보세요.
나브랜드를 넘어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결국 이렇게 나브랜드를 구축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선택받는 것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죠. 즉, ‘나브랜드’를 나의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만큼 성공한 인생이 없을 겁니다.
저자는 “나브랜드는 그동안 잊었던 나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내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일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프로페셔널 브랜드에 적용해 볼까요?
그간의 나의 경력과 경험. 내가 맡았던 일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정리해보면, 거기서부터 잊었던 나의 프로페셔널 브랜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내가 간과하고 있던 나의 콘텐츠도 뽑아낼 수 있습니다. 평범한 나의 콘텐츠, 일상적인 나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동안 흘러간 나의 경험과 경력을 목적에 맞게,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게 편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덧셈과 뺄셈
저자는 자기소개나 의견 개진 시 간단하게 핵심만 전달하는 것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그런데 일단 무엇을 뺄지 결정하려면 쭉 펼쳐봐야 하지 않을까요? 덧셈과 뺄셈이 함께 가야 하는 겁니다.
프로페셔널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먼저 내가 원하는 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드 형태로 선정한 후(-), 지금까지 내가 쌓은 경력과 경험을 쭉 나열해 보고(+) 거기서 해당 키워드에 해당하는 것만 추려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브랜드가 뭔지, 당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조차 감이 오지 않으시나요? 그렇다면 일단 쭉 나열한 후(+) 여기서 길을 찾고, 추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는 후자에 속하는 경우였는데요, 그래서 일단 저의 지난 10년여의 경험을 쭉- 나열해보았습니다. 물론 기억에만 의존할 수는 없어서 작성해 둔 업무일지부터 이력서, 그리고 가장 도움이 되었던! “캘린더” 앱을 참고했습니다. 이건 나중에 자세히 공유하고 싶은 팁인데 평소에 하시는 일을 캘린더나 메모장 같은 곳에 기록해두는 습관이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엑셀 시트부터 jorte 앱을 거쳐 지금의 google 캘린더에 정착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기록을 한데 모으는 데는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갔지만, 당시에는 시시하고 별거 아닌 듯 보였던 업무가 기록을 하다 보니 다른 경험과의 연결성이 보이면서 의미가 찾아지더라고요. 그리고 그것이 저의 프로페셔널 브랜드를 찾는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록, 연결, 의미
저도 퇴사를 고민하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확실한 것은 ‘앞으론 한 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을 펼쳐 정리해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해왔고, 즐겼고, 할 수 있겠다 싶은 일들이 서로 연결되고, 사람들과도 연결되면서 조금씩 선명해지더라고요. 나열한 점들이 서로 연결될 때, 그 선이 곧 저의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페셔널 브랜드. 결코 한번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경험부터 기록하는 습관을 시작해보세요.
리얼비즌은 모든 사람이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선 allius로, 오프라인에선 각종 workshop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여기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allius 웹서비스 출시 후 초대메일 보내드리겠습니다. (클릭)